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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ERA 5.91- FIP 3.18…'수비 지옥' 빠진 류현진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28일 기준으로 1승 3패 평균자책점(ERA)5.91을 기록 중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28명의 투수 중 ERA 27위다. 올 시즌 복귀 전까지 KBO리그 통산 ERA 2.80, 메이저리그(MLB) 통산 ERA 3.27을 기록했던 그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성적표다.이유는 많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평균 구속(141.9㎞/h)이 떨어졌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위가 떨어지니 실점 위기에서 힘으로 틀어막는 게 어려워졌다. MLB 진출 전인 2012년엔 류현진에게 실책으로 생긴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었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0.204로 낮았다. 득점권 171타석에서 탈삼진 42개(타석당 탈삼진 24.6%)를 기록하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올해는 반대다. 그의 득점권 피안타율은 0.613(31타수 19안타)에 달한다. 탈삼진은 33타석 동안 3개에 불과하다. 예년이었다면 인플레이 타구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겠으나, 12년이 지난 올해는 그럴 힘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더 큰 문제는 12년 전보다 악화한 한화의 수비다. 류현진은 당장 24일 KT 위즈전에서도 수비 불안에 시달려 7실점(5자책)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5자책이지만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많았다. 내야가 정상 가동됐다면 많아도 3실점에 그쳤을 경기였다. 류현진은 개막전부터 실책 이후 실점하며 패전 투수가 된 바 있다. 불운은 기록이 증명한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5.91이지만, 수비 무관 자책점(FIP)은 3.18(스탯티즈 기준·리그 4위·스포츠투아이는 3.14)로 평균자책점과 차이가 크다. FIP는 수비 관련 변수를 모두 제외하고, 피홈런·볼넷·탈삼진을 바탕으로 계산한 지표다.투수의 유형에 따라 FIP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변수를 지운 만큼 통계적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FIP가 낮은 투수는 실점과 별개로 양질의 투구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피홈런이 적고 볼넷이 많아서다. 올해 류현진도 9이닝당 탈삼진 8.72개, 9이닝당 피홈런 0.28개, 9이닝당 볼넷 3.09개로 모두 준수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그런 만큼 현재 평균자책점은 '이상 현상'에 가깝다. 현재 류현진이 기록 중인 평균자책점과 FIP의 차이는 2.73에 달한다.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이래 단 한 번도 없던 수치다. 2를 넘는 건 류현진 외엔 올 시즌 곽빈(두산 베어스·2.19)이 전부다. '역대급 불운'이라던 2012년 류현진조차 평균자책점(2.66)과 FIP(2.16) 차이가 0.5에 그쳤다.타구 수치로도 류현진의 불운을 추정해 볼 수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BABIP) 0.340(8위)을 기록 중이다. 개인 커리어 평균(0.301)과 비교해도, 올해 다른 투수들과 비교해도 높다. BABIP가 높다는 건 안타성 타구를 많이 허용했거나, 야수 수비력이 떨어져 안타로 기록되는 타구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정작 그의 강한 타구 허용 비율(스포츠투아이 기준 150㎞/h)은 20.5%(500구 이상 투구 투수 중 최저 6위)였다. 투수가 아닌 수비 때문에 BABIP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그가 서 있는 '가혹한' 환경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차승윤 기자 2024.04.29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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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할대 슬럼프 빠진 추신수, 운명의 '부산'으로 향한다 [IS 피플]

타격 슬럼프에 빠진 추신수(42·SSG 랜더스)가 고향 부산에서 반등할 수 있을까.추신수는 23일부터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 원정 3연전을 통해 선발 복귀할 전망이다. 그는 21일 LG 트윈스와 치른 더블헤더(DH) 두 경기 모두 벤치에 앉았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부산전부터 제대로 스타팅(선발) 내서 3경기를 지켜보려고 한다"며 추신수 선발 기용 방침을 예고했다.추신수의 타율은 22일 기준 0.125(24타수 3안타)다. 득점권에선 6타수 무안타. 미국 메이저리그(MLB) 출신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다. 개막전 견제구에 맞아 오른 약지가 골절됐는데 지난 11일 복귀 후 힘을 전혀 못 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졌다.이숭용 감독은 "(몸을 추스르는) 시간을 좀 더 줬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추신수가) 괜찮다고 해서 조금 과감하게 밀어붙였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고 자책했다. 추신수는 대만 2차 스프링캠프 막판 장염 문제로 중도 귀국, 국내에서 따로 몸을 만들었다. 이숭용 감독은 "보통 시즌에 들어가기 전까지 타석 수를 맞춰줘야 한다"며 "추신수는 시범경기도 못 뛰었다. 시즌에 들어와서는 부상까지 당해서 타석 수가 부족하다"고 선수를 옹호했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서 총 9타석을 소화하고 개막을 맞이했다. 한유섬(27타석) 최정(23타석)을 비롯한 팀 후배들과 비교해 차이가 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가락까지 다쳐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추신수는 21일 경기에 앞서 강병식 타격 코치와 타격 폼을 조정했다. 이를 지켜본 이숭용 감독은 "치는 걸 보니까 (문제점이) 잡히는 모습이 보이더라. 본인도 '괜찮습니다'라고 해서 부산 시리즈부터 좋아지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SSG-롯데전은 '유통 대전'으로 불리는 라이벌전이다. 인천에서 개막 2연전으로 치러진 시즌 첫 맞대결에선 SSG가 모두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SSG가 한 수 위지만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한 롯데의 흐름도 만만치 않다. SSG로선 타선의 무게감을 더하려면 추신수의 반등이 절실하다.추신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고 예고했다. 일찌감치 최저 연봉(3000만원)으로 계약한 뒤 전액 기부 의사를 밝힌 상황. '유종의 미'로 향하는 첫 관문으로 부산 원정 3연전이 떠올랐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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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레전드' 김태균 발자취...'홈런왕' 노시환도 이제 그 길을 안다, 그리고 나아간다

"꼭 김태균 선배님을 뛰어넘어보고 싶어요.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24·한화 이글스)이 될 수 있도록 제 타격을 만들고, 노력하고 싶습니다."지난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노시환이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다. 최고의 시즌을 넘어 '레전드'가 되고 싶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노시환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을 마지막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쳤다. 7경기 출전해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홈런 6타점 2득점으로 페이스가 좋다. 장타율 0.750과 득점권 타율 0.667로 4번 타자의 존재감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노시환은 이미 지난해 정규시즌에도 활약했다.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에 올랐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밀려 최우우수선수(MVP) 수상엔 실패했으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타자가 돼 리그에 군림했다.홈런왕으로 성장하는 길이 평탄하진 않았다.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2021년 타율 0.271 18홈런으로 성장했지만 이듬해 6홈런에 그쳤다. 그를 견제한 상대 투수들의 유인구를 이겨내지 못했고, 홈런 타자가 없는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다 스스로 무너졌다. 그런 노시환을 지켜본 이가 대선배,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었다. 2020시즌을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떠난 김 위원은 최근 저서 '타격에 관한 나의 생각들'을 통해 "2022년 노시환이 받았을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을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며 "노시환은 나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다. 그런데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더 많은 홈런을 치려는 마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태균 위원도 노시환과 같은 길을 걸었다.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던 그는 2001년 타율 0.335 20홈런으로 혜성같이 등장했고, 2003년 22살 나이에 3할 30홈런 고지에 올랐다. 제2의 장종훈,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따랐으나 2006년 타율 0.291 13홈런, 2007년 타율 0.290 21홈런에 그치는 등 부진했다. 김 위원은 "2006년 내 스윙이 커졌다. 홈런을 많이 치려면 공을 힘껏 잡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스윙할 때 어깨와 골반이 일찍 열렸다. 가장 중요한 '벽'이 무너졌다. 선구안도 흔들렸다. 노시환의 2022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은 "타격에는 정답이 없다. 내게 맞는 답을 찾아내자"고 결론짓고 연구한 끝에 2008년 홈런왕에 올랐고,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2012년 복귀 후 타격왕에 오르는 등 대타자의 길을 걷는 데 성공했다.같은 길을 걷는 중인 노시환에게 김태균 위원의 경험은 어떻게 읽혔을까. 최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본지와 만난 노시환은 김 위원의 저서를 읽으며 김 위원에게 받았던 조언들, 본인이 부딪히며 느꼈던 통찰과 같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다음은 노시환과 일문일답.-2022년은 노시환에게 부담도 스트레스도 있었던 한 해였을텐데.아무래도 장타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2021년 18홈런을 치면서 그대로 상승세를 탈 줄만 알았다. 확실히 더 연구하고 노력하지 않으니 바로 수치가 줄었다. 지금 보면 그때는 내가 좀 안주했다.주위에서 '홈런을 못 친다'는 이야기도 많이 하니 스트레스도 받았다. 그래서 더 독하게 비시즌을 준비했다.당시 김태균 선배님께서도 '너무 당겨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사실 처음엔 나도 2021년과 똑같이 쳤다. 그런데 홈런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기니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당겨치고 있었다. 아마 선배님께서 그런 모습을 보셨던 게 아닐까.-지난해는 전체적으로 최고였다. 다만 좋지 못한 시기도 있었다. 시즌 초 홈런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5월 43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한 때도 있었는데.김태균 선배님께 질문을 드린 적이 있다. 그해 5월 2일 잠실 경기였다. 홈런이 2개밖에 나오질 않아 선배님께 '타격 폼을 바꿔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여쭤봤다. 그런데 선배님께선 '넌 지금도 너무 좋다. 이대로 계속 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스윙이 좋고, 좋은 스윙을 유지한다면 홈런은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하셨다.안 좋은 시기도 있었다. 선배님께선 책에서 그때의 저를 두고 오히려 '타격이 완성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잘 쳤는지, 왜 못 쳤는지 꼼꼼하게 분석해서 꼭 기록하고, 기억해뒀으면 한다'고 하신 걸 읽었다.내 생각에도 무안타 기간이 선수로서 많은 걸 얻은 시간 같다.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난 시즌을 결코 좋은 성적으로 마치지 못했을 거다. 많은 이들이 내게 '그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홈런을 더 쳤을 거다. 35개는 치지 않았겠나'라고들 하신다. 하지만 그 무안타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게 많고, 느낀 점도 많다. 그 과정을 이겨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슬럼프를 벗어나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냈던 것이라 생각한다. -2023년 노시환은 홈런·타점왕이고, 김태균 위원은 선수 시절 공을 골라 치는 좋은 선구안의 중장거리 타자였다. 두 사람의 유형이 같은 것 같기도, 다른 것 같기도 한데.김태균 선배님이 선수 시절 때도 많이 말씀하셨지만, 책에서도 자신의 존으로 들어오는 공을 확실하게 공략하신다고 해주시더라.나도, 또 다른 타자들도 비슷하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생각하고 가고, 그곳으로 오지 않는 공을 잘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나도 나만의 존이 있고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선배님도, 나도 그 공을 노리기에 메커니즘으로는 같다고 생각한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선수 시절 뛰어난 선구안을 갖추셨던 건 자신의 존 밖에 공들은 다 걸러낼 줄 아셨기 때문이라 생각한다.나도 어릴 때부터 그런 습관을 들였던 건 아니다. 경남고 시절 때만 해도 공 보고 공 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오셨을 때부터야 비로소 나만의 존을 정립해야 한다고 배우기 시작했다. -김태균 위원이 책을 통해 로테이셔널 히팅 시스템과 웨이트 시프트 시스템을 비교해주셨더라. 노시환의 타격은 어느 유형에 가까울지 궁금하다.선수마다 다르지만, 선배님께서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해주셨더라. 나 같은 경우 다리를 들고, 중심 이동(웨이트 시프트)을 하는 편이다. 제자리에서 힙 턴을 하는 로테이셔널 히팅과는 약간 다를 수 있다. 하체를 많이 이용하고, 중심 이동을 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는 메커니즘이다. -'뜬공 혁명'의 시대다. 타자들의 스윙도 점점 퍼올리는 어퍼컷 스윙이 되는 것 같다. 홈런왕 노시환의 지향점도 혹시 그런지.어퍼컷 스윙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 선배님 책을 보니 최지만 선배께서도 'MLB 타자들은 어퍼컷 스윙으로는 160㎞/h 강속구에 대응할 수 없다. MLB 타자들도 간결하고 정확한 임팩트에 집중한다'고 하시더라.타구를 띄우는 게 홈런을 가장 많이 칠 수 있는 이상적인 스윙인 건 맞다. 하지만 타자마다 다르다. 파워가 부족한 선수라면 강하게 쳐서 라인 드라이브를 노리는 게 장타로 이어질 수 있다. 나처럼 힘이 있는 유형이라면 최대한 뜬공을 생각하고 칠 것이다.다만 그게 어퍼컷 스윙을 의식한다곤 볼 수 없다. 내 경우 스윙은 어릴 때부터 해온 것이 있기에 절대 바꾸지 않는다. 크게 의식하고 스윙하는 대신 타석에서 내가 정립한 존을 노리고, 오롯이 타격 타이밍에만 신경 쓴다.스윙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선배님도 강조하셨지만, 난 타석에 들어섰을 때 왼쪽 벽을 최대한 열리지 않게 닫아놓고 친다. 벽을 유지한다는 것만 생각하고 치면, 다른 타격 포인트들은 자연스럽게 이뤄져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좋은 타자들은 모두 벽이 만들어져 있다. 다만 너무 기본적인 부분이라 그 점을 의식하지 못하는 타자들이 많은 것 같다. 직접 느껴보지 못해서 그렇다. 나도 2022년까진 벽을 신경쓰지 않고 쳤는데, 지난해 채은성 선배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김태균 선배님께서 강조하신 내용과도 일맥상통했다. 왼쪽 어깨가 열리거나 왼쪽 골반이 미리 열리면 변화구가 올 때 칠 수 없다. 이제는 항상 등 뒤에 벽이 있다고 생각하고, 절대 무너지지 않게 의식하면서 타격하고 있다.-타격하면 힘을 빼고 해야 한다는 말이 있던데. 파워 히터 노시환도 힘을 빼고 치는 건지.오히려 안 맞을 때 보면 항상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 김태균 선배님께선 70%만 힘을 써야 90%를 쓸 수 있다고 강조하시더라. 모든 타자들이 마찬가지다. 힘이 들어가면 타이밍이 늦게 된다. 그래서 선배님 말씀에 참 공감이 가더라.물론 레전드인 선배님과 달리 후배 타자들에겐 그게 쉬운 일은 아니다. 힘을 처음에 빼고 치더라도 길게 못 가기도 한다. 결국 다시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그래서 힘 빼는 게 제일 어려운 일 같다. 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의 김태균 이야기를 듣고 입단했던 노시환이 이젠 확실하게 4번 타자 자리를 이어받은 것 같다.김태균 선배님이 책에서 신인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다. '제2의 장종훈'이라는 이야기가 스스로도 허황되게 느껴질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았다고 하시더라. 화장실에서 눈물도 흘려보셨다고 했다. 그 과정을 거쳤기에 신인왕이 되셨고, 311홈런을 친 레전드로 성장하신 것 같다.나도 신인 때부터 '제2의 김태균'이란 말을 참 많이 들었다. 선배님이 거치셨던 것처럼 나도 신인 때 스스로 야구를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다. '내가 야구에 재능이 있긴 했나'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고, 계속 연구하고 노력했다.그러니 야구가 점점 늘더라. 그리고 그게 참 재밌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 자리까지 왔다. 오히려 그렇기에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그 과정이 즐거웠으니까.이제는 김태균 선배님을 꼭 뛰어넘어 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든다. 제2의 김태균이 아닌 제1의 노시환이 되려면 더 노력하고, 내 것을 더 잘 만들어가야 한다.선배님이 그러셨듯 나 역시 나만의 메커니즘이 있고, 나만의 연구 방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더 연구하고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선배님께서 타격에 정답이 없다고 하시더라. 동의한다. 야구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좋은 성적도 언제 한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 사람의 몸은 계속 변하기에 계속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또 항상 겸손해야 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분명 언젠간, 더 좋은 날이 자신에게 찾아올 거로 믿는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0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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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닝 2아웃, 나홀로 무안타···부상 후 타율 0.118 '최고 몸값' 롯데 유격수의 부진

롯데 자이언츠가 50억원(4년)을 투자해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유격수 노진혁이 부상 이후 슬럼프에 빠져 있다.노진혁은 7월 이후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18(68타수 8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없고, 타점은 4개뿐이다. 출루율(0.211)과 장타율(0.132)을 보면 더 떨어질 곳이 없다.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3일 만에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냈다. 그러나 다음날(9일)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서튼 감독은 "특별히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니다"고 했다. 최근 부진으로 벤치의 신임을 얻지 못하는 것. 9일 경기 9회 초 대타로 나와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롯데는 이날 3-10으로 뒤진 9회에만 5점을 뽑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노진혁은 선두타자로 나와 뜬공 아웃됐고 타자일순으로 8-10 2사 1, 3루 역전 찬스에서 초구 외야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한 이닝에 두 개의 아웃 카운트를 당했고, 팀은 아쉽게 졌다. 10일 경기에서 노진혁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노진혁을 제외한 선발 출장한 나머지 8명은 5회까지 일찌감치 최소 안타 하나씩을 뽑았다. 롯데는 시즌 3번째 선발전원안타 기회를 놓쳤다. 이번 FA 시장에서 '큰손'을 자처한 롯데는 노진혁 영입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50억원은 당시 기준으로 FA 유격수 최고 계약이었다. 국가대표 출신 유격수 김재호가 2017년 두산 베어스와 맺은 4년 총 50억원의 총액과 동률을 이뤘다. 올해 초 오지환이 LG 트윈스와 6년 최대 124억원에 사인했지만, 이는 비FA 다년계약이다. 롯데는 유격수 딕슨 마차도(2020~2021)가 떠난 후 지난해 이학주(트레이드)와 박승욱(방출)을 데려왔다. 그러나 이 포지션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컸다. 계약 규모에서 노진혁에 대한 기대치를 알 수 있었다. 시즌 초반에는 노진혁의 영입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났다. 노진혁은 6월 중순까지 타율 0.273 3홈런 25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60으로 팀 내에서 가장 높았다.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 수비 안정에도 기여했다. 공수에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고질적인 허리와 옆구리 통증을 안고 있던 노진혁은 6월 1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3주 만인 지난달 5일 돌아온 노진혁은 이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7월 초~7월 말 23타석 연속 무안타, 7월 말~8월 초 21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기도 했다. 부진이 길어지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야수 니코 구드럼과 이학주를 유격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유격수 수비까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박승욱이 7월 이후 타율 0.308 맹타를 휘두르는 것과 노진혁의 부진은 크게 대조된다. 롯데가 노진혁에게 매력을 느낀 건 유격수 중에는 장타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지난해까지 그의 통산 장타율은 0.426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0.332로 뚝 떨어졌다. 최근 6년 연속 4할 이상의 장타율 올렸는데, 올 시즌엔 빨간불이 커졌다. 주전 내야수로 발돋움한 뒤 가장 낮은 장타율을 기록할 페이스다. 부상 전에는 노진혁은 클러치 능력과 함께 경기 후반 결정적인 순간의 타격이 돋보였다. 그러나 최근엔 득점권에서 찬물을 끼얹기 일쑤다. 공교롭게도 노진혁의 부진은 롯데의 하락과 궤를 같이한다. 5월까지 1~2위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선두 싸움을 펼치던 롯데는 6월 이후 팀 성적이 추락하고 있다. 힘겨운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노진혁도 자신의 역할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그는 7월 말 결승타를 치고 "우리 팀이 더 잘하려면 내가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활을 염원하는 그의 마음은 간절하지만, 부진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8.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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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레이스 합류' 아메리칸 스타일 윤동희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가 신인상 레이스에 합류했다. 윤동희는 6월 21일 KT 위즈전을 시작으로 지난 13일 NC 다이노스전까지 1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정규시즌 전반기를 마감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2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무안타에 그쳤으나, 다음날(22일) 6타수 3안타를 날렸다. 윤동희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24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지난해 13타석(타율 0.154)만 소화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입단 5년 이내, 60타석 이하 타자에게 신인상 후보 자격을 부여한다. 윤동희는 올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312 2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규정타석에 31타석 모자란다. 그러나 6월부터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1~2번 타순에 포진해 곧 규정 타석을 채울 수 있을 전망이다. 올 시즌 신인상 레이스는 치열하다.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윤영철(KIA 타이거즈) 박명근(LG 트윈스) 등 투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윤동희는 입단 2년 차 순수 신인이 아닌 데다 투수 후보보다 임팩트도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맹타를 바탕으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향후 활약에 따라 '춘추전국시대' 신인상 레이스를 더욱 뜨겁게 달굴 수도 있다. 윤동희는 4월 4타석, 5월 58타석, 6월 107타석을 소화하더니 이달 11경기엔 모두 선발로 출장했다.현재 야수 신인상 후보로는 외야수 김민석(롯데) 문현빈(한화 이글스), 포수 김동헌(키움 히어로즈) 등이 있다. 이 가운데 3할 타자는 윤동희가 유일하다. 윤동희는 꾸준함이 강점이다. 월별 타율이 0.295~0.333으로 비슷하다. 투수 유형도 가리지 않는다. 우투수(0.311), 좌투수(0.306), 사이드암 스로(0.323) 투수에게 모두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클러치 능력도 갖췄다. 득점권 타율이 0.327이다. 지난달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2-3으로 뒤진 3회 말 1사 1, 2루에서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로부터 결승 3점 홈런을 뽑았다. 이날 경기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현장에서 관전 중이었다. 6월 28일 사직 삼성전 결승타를 기록한 윤동희는 3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연장 10회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기도 했다.윤동희는 타격에 확실히 강점이 있다. 문동주를 상대로 친 홈런은 몸쪽 볼을 특유의 기술로 만든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적장 최원호 한화 감독도 "윤동희가 정말 잘 쳤다"고 혀를 내둘렀다. 23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김태균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강한 스윙을 한다.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윤동희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흐뭇한 표정이다. 윤동희의 스윙 궤적에 대해선 "아메리칸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서튼 감독은 "(윤동희의 스윙은) 미국 선수와 흡사하다. 보통의 한국 타자들에게 볼 수 없는, 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뛰고 성장해 온 선수의 스윙 궤적이다. 그의 스윙은 손이 몸 안쪽에서 나오기 때문에 몸쪽 깊은 공도 쳐 낼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형석 기자 2023.07.2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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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시련 아닌 배움…노시환 “43타석 무안타 있었기에 지금 성적이 있어”

"무안타가 아니었으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힘내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노시환(22·한화 이글스)은 3일 기준으로 타율 0.315(리그 9위) 92안타(3위) 17홈런(2위) 52타점(공동 2위) 45득점(공동 4위)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393·7위)과 장타율(0.548·2위)을 합친 OPS는 0.941(2위)에 달한다. 2루타(17개·공동 7위) 볼넷(37개·공동 9위)까지 포함해 도루 제외 타격 전 부문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특히 6월 이후 타격 상승세가 뜨겁다.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9 8홈런 26타점을 쏘아 올렸다. 홈런과 타점 페이스가 지난봄의 두 배 수준(47경기 9홈런 26타점)이다. 5월까지 낮다고 지적받았던 득점권 타율도 어느덧 0.274까지 올라왔다. 결승타가 7개(공동 4위)에 승부처에서 활약을 측정하는 WPA(승리확률 기여도)도 리그 1위(1.72·스포츠투아이 기준)에 올랐다.5월 중순만 해도 이런 성적표를 되찾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려웠다. 당시 노시환은 절정의 타격감(5월 13일 기준 타율 0.359 8홈런 OPS 1.055)을 보여주더니 43타석 연속 무안타의 늪에 빠졌다. 높았던 타율은 0.277(5월 27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5월 말부터 안타 페이스를 되찾았고, 6월 중순 이후 홈런포까지 터졌다. 홈런만 따져도 SSG 랜더스 '레전드' 최정(19홈런)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최정이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을 사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노시환의 타격 생산성은 으뜸으로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노시환은 구장 환경을 반영한 wRC+(100을 리그 평균으로 둔 조정득점생산력) 168.4(1위)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3.52(공동 2위)를 기록 중이다.43타석 무안타의 악몽을 잊고 싶지는 않을까. 야구에 가정법은 없다. 그래도 노시환의 43타석(36타수) 무안타를 단순 삭제한다면 그의 시즌 타율은 0.359(256타수 92안타)가 된다. 현실이 됐다면 KBO리그 '역대급 시즌'에 이름을 올렸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노시환은 과거를 잊지 않았다. '만약'을 생각하지도 않았다. 노시환은 "전반기가 몇 경기 남지 않은 시점에서 돌아보면 힘든 시기도 있었다. 무안타 기간이 길어지면서 스트레스도 받았다"며 "그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다시 성적이 이렇게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주위에서 '무안타 기간이 없었다면 지금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힘내서 치고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부진은 자신을 의심하게 만든다. 하물며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두도록 어프로치를 바꾼 노시환은 흔들리기 쉬웠는데, 참고 버티는 데 성공했다. 노시환은 "나도 방망이가 안 맞으면 폼이나 타이밍을 바꾸던 때가 있었다. 올 시즌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밀고 나갔다. '언젠가 잘 맞는 날이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버텼다"며 "그때 타격폼을 바꿨으면 무안타 기록이 빨리 깨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깨진 후에도 안 좋은 타격감이 오래 갔을 것 같다. 지난해 그걸 경험했기에 올해는 내 루틴에만 집중했다. 무안타 기간은 길어졌지만, 그래서 그 후에 이렇게 좋게 올라올 수 있었다"고 했다.어떤 타자든 슬럼프는 있다. 누가 더 빠르고 확실하게 벗어나는지 차이가 잠깐의 '원 히트 원더'와 20년 동안 빛나는 '레전드'를 가른다. 슬럼프를 벗어난 노시환이 전설로 성장하기 위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7.0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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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1위·최다 안타 2위 김혜성...WBC 백업 신세 '분풀이'

김혜성(24·키움 히어로즈)은 지난주까지 치른 29경기에서 안타 39개를 때려냈다. SSG 랜더스 외국인 선수 기예르모 에레디아(44개)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타자 중에선 1위다. 타율(0.336)도 상위권(9위)을 지키고 있다.키움의 공격력은 지난 시즌(2022)보다 떨어졌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타율 0.221에 그치며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이형종, 베테랑 이용규의 타격감도 떨어져 있다.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 3할 이상 기록한 선수는 김혜성과 에디슨 러셀 2명뿐이다. 러셀이 득점권에서 5할(0.545)이 넘는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 김혜성은 출루율 0.400을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열어줬다. 8일 현재 23득점을 기록, 이 부문도 2위에 올라 있다.김혜성은 통산 6시즌(2017~2022) 장타율 0.380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0.440이다. 홈런은 1개뿐이지만, 2루타가 7개다.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안 좋은 이정후에게 더 많은 타석을 주기 위해 그의 타순을 기존 3번에서 1번으로 타순으로 배치했다. 장타 생산 능력이 좋아진 김혜성을 3번으로 둘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였다.김혜성은 빠른 발도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올 시즌 총 11번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효과적인 주루로 팀 득점에 기여했다. 정수빈(두산 베어스) 박민우(NC 다이노스) 신민재(LG 트윈스) 등 7개를 기록한 2위권 선수들을 크게 따돌리며 이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김혜성은 최근 3시즌(2020~2022) 연속으로 도루 부문 3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김혜성은 2021시즌 유격수, 2022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이 두 포지션을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리그 대표 내야수로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밀려 백업에 그쳤다. 미국(애리조나 투산) 전지훈련과 평가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휘둘렀지만, 대회에선 3타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김혜성은 대회 일정을 마친 뒤 바로 소속팀에 합류, 휴식 없이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실전 감각이 부족해서 살려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김혜성은 한화 이글스와의 지난달 1·2일 열린 개막 2연전에서 10타수 6안타를 기록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에도 타석과 누상에서 펄펄 날았다. WBC에서 벤치 신세였던 것을 분풀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키움은 8일 기준으로 13승 17패를 기록하며 리그 8위로 처져 있다. 하지만 이정후가 1번 타자로 나선 뒤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고, 8일 SSG전에선 한때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이형종이 3안타를 치며 살아났다. 김혜성이 현재 타격감을 유지하고, 기존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정상으로 돌아보며 키움의 득점력도 좋아질 전망이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0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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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대전] 수베로 감독 "채은성, 프로페셔널한 타자"

"프로페셔널한 타자다. 타석마다 투수를 상대하는 공략법과 타격 어프로치가 다르다."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이 '현질'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한 채은성(33) 이야기다.채은성은 17일 기준 타율 0.396(4위) 21안타(공동 1위) 17타점(1위) 3홈런(공동 2위)을 기록 중이다. 타격 주요 부문에서 모두 선두 다툼 중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가 1.098(2위), 활약의 중요도를 계산한 WPA(승리확률 기여도)가 1.16(1위)에 종합 성적 지표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1.2(1위)다. 지금 시즌이 끝난다면 투수 WAR 1위 안우진(1.25)과 MVP(최우수선수) 경쟁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완벽한 성적표다.타점 1위에서 알 수 있듯 클러치 활약이 엄청나다. 득점권 타율이 0.435에 달한다. 채은성이 뒤에서 받쳐주니 지난해 고전하던 노시환은 이제 외롭게 싸우는 대신 함께 활약하고 있다.수베로 감독 역시 채은성의 존재감에 엄지를 들었다.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두산 베어스의 맞대결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프로페셔널한 타자"라고 채은성을 정의했다.이유가 있다. 수베로 감독은 "채은성은 타석마다 투수를 상대하는 공략법과 타격 어프로치가 다르다.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도 눈빛이 달라진다. 그렇게 풀카운트까지 끌고갈 수 있는 선수가 채은성이다. 첫 3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나도 네 번째 타석에서는 본인이 적응하고 바로 안타를 내려낸다"며 "국적을 불문하고 좋은 선수들은 한 가지 사실을 인정하고 타석에 들어간다. 매 타석 안타와 홈런을 칠 수 없다는 거다. 하지만 본인의 타석에서 어떻게 어프로치를 할지, 어떻게 싸워나갈지 게임 플랜이 있다. 그게 좋은 타자들의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한화가 채은성에게 원하는 건 개인 성적이 전부가 아니다. 어린 선수들이 그 장점을 보고 배우길 바란다. 수베로 감독은 "채은성이 어떻게 그렇게 좋은 야구를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을 깨는 전환점이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도 필요하다. 선수들이 잘 배우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기대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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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할 9푼만 5번, 올해도?…FA 이적생의 솔직 인정 "저는 3할 타자 아니에요"

FA(자유계약선수) 이적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박해민(32·LG 트윈스) 개인 두 번째로 3할 타율을 향하고 있다. 27일 기준으로 올 시즌 박해민의 타율은 0.290(531타수 154안타)이다.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 박해민은 4월까지 타율 0.183에 그치며 부진에 허덕였다. 5월부터 8월까지 월간 타율 3할 이상을 기록, 8월 3일 드디어 타율 0.300에 도달했다. 4월 2일 KIA 타이거즈와 개막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뒤 타율 3할 고지를 밟은 건 처음이다. 이후 박해민의 타율은 한 달 넘게 3할 근처에서 오르내렸다. 지난 10일 시즌 최고 0.303까지 올랐다가 다시 2할 9푼대로 떨어졌다. 정작 박해민은 "3할 타율에 전혀 욕심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는 "(난) 3할 타자가 아니라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014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뒤 그가 3할 타율을 달성한 건 2016년(0.300) 한 차례뿐이었다. 2018년엔 타율 0.299를 기록, 딱 1리 차이로 3할 타율 달성을 아쉽게 놓쳤다. 이 외에도 2015년과 2020~2021년까지 통산 네 차례나 2할 9푼대 타율을 기록했다. 규정타석에 23타석 부족했던 2014년에도 타율 0.297로 타율 3할에 이르지 못했다. 개인 통산 타율은 0.287이다. 박해민은 "1군에서 뛰며 8년 동안 세 번 정도 3할 타율을 달성했다면 (3할에) 욕심을 내 볼 것이다. 하지만 난 통산 타율 2할 8푼대 타자다. 3할 타율을 욕심낸다면 말 그대로 욕심"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대신 박해민은 사령탑에게 행복한 고민을 안겨준다. LG는 박해민과 홍창기, 두 명의 리드오프가 함께 뛰고 있다. 출루왕 홍창기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빠졌을 때, 박해민이 그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다. 류지현 LG 감독은 "홍창기가 빠졌을 때 해민이가 잘해준 덕분에 올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었다. 좋은 1번 타자가 두 명이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박해민처럼 게임을 풀어나갈 선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강팀과 약팀이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박해민의 팀 공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과감하면서도 허를 찌르는 주루를 선보인다. 도루 부문 공동 4위(24개)다. 수비에선 안타성 타구를 여러 차례 잡아내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팀 내 유일하게 전 경기 출장 중이고, 수비 이닝(1115이닝, 2위 오지환 1094이닝)도 가장 많다. LG가 지난해 12월 박해민을 4년 총 60억원에 FA 영입한 이유다. 류지현 감독은 "안에서 보니 상상 이상의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시즌 타율은 3할에 미치지 못하나 득점권 타율은 0.328로 높다. 리그 8위다. 27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도 박해민의 배트에서 결승점이 나왔다. 그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5회 초 1사 3루에서 신인 문동주의 커브를 공략해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이날 경기의 결승점(LG 1-0 승)이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더 매섭게 방망이를 돌린다. 테이블세터를 구성하고 있지만 결승타도 8개로 많다. 박해민은 "리드오프에 대한 익숙함은 있지만, 그렇다고 1번 타자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며 "타격에서 조금 부족한 점은 수비와 주루로 채우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09.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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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뒷심 약한 호랑이, 황·소의 힘이 필요해

뒷문이 헐거워진 KIA 타이거즈는 공격력으로 약점을 메워야 한다. 황대인(26)과 소크라테스 브리토(30)의 반등이 절실하다. KIA는 후반기 치른 19경기에서 11패(8승)를 당했다. 후반기 첫 3연전(롯데 자이언츠) 이후 4회 연속 루징 시리즈(3연전 중 2패 이상)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들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그러나 불펜 난조가 심각하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 셋업맨 장현식과 전상현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윤중현, 이준영, 고영창 등 추격조 투수들이 경기 후반 나서고 있다. 후반기에 역전패만 6번이다. 공격력은 나쁘지 않다. 주축 타자 나성범은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전반기 부진했던 최형우도 후반기 타격감이 뜨겁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프로 데뷔 뒤 가장 높은 공격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신인 김도영도 근성 있는 주루와 타격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KIA 화력이 더 뜨거워지기 위해선 황대인과 소크라테스가 더 잘 해줘야 한다. 지난달 2일 사구에 코뼈 골절상을 당했던 소크라테스는 복귀 뒤 출전한 10경기에서 타율 0.262 5타점을 기록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부상 전까지 남긴 성적(타율 0.322 46타점)엔 미치지 못했다. 12일 삼성 라이온즈전, 13~14일 롯데전 동안에는 13타석 1안타에 그쳤다. 김종국 KIA 감독은 "소크라테스의 스윙이 조금 커진 것 같다. 타격 코치진과 전력 분석팀도 그렇게 보고 있다"고 짚으면서도 "(부상) 복귀 뒤 계속 좋은 타격을 해주길 기대할 순 없다. 스스로 문제점을 느끼면 더 좋아질 선수다. 몸쪽 공에 위축되는 등 사구 후유증이 없는 것도 다행이다. 공을 무서워하지 않은 선수"라고 했다. 황대인은 8월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147에 그쳤다. 득점권 10타석에서도 안타는 1개뿐이었다. 14일 광주 롯데전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황대인은 5월 출전한 25경기에서 31타점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오른 바 있다. 클러치 능력을 인정받아 4번 타자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한 달 동안은 타율 0.205 9타점에 그쳤고,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타점 생산이 늘어났지만, 최근 다시 타격감이 가라앉았다. 김종국 감독은 최근 경기에서 황대인의 타순을 7번으로 내리며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이 펄펄 날았던 5월 KIA는 팀 타율(0.284)과 득점(164점) 모두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두 선수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깊은 친분을 과시했고, 이름 앞글자를 딴 '황·소 콤비'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그러나 6월 이후 컨디션 난조와 부상으로 엇박자를 냈다. 둘의 시너지 효과가 크게 줄었다. KIA는 16일 기준으로 6~8위 롯데·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에 5경기 차 앞선 5위를 지켰다. 꽤 많은 승차를 유지하고 있으나 불펜 주축 선수들이 이탈한 탓에 하위권 팀에 쫓기는 인상을 주고 있다. 결국 KIA는 공격력이라는 강점이 강화돼야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황·소 콤비가 다시 포효해야 한다. 광주=안희수 기자 2022.08.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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